체스를 두는 꿈을 꾸었는데
꿈에서 깨기 직전 상대방이 나에게 한 말이
꿈에서 깨어난 현실에서도 잊혀지지 않는다.
'폰으로 킹을 잡으려 하면 쓰나'
작년에 친한 친구에게
체스를 두는 방법을 배웠었다.
'폰은 기본적으로 전선을 형성해'
'록과 비숍은 강력한 한방을 지녔어'
'나이트는 변수를 창출할 수 있어'
'퀸은 유연하게 모두를 쓸어담아'
'체스는 니가 얼마나 상대를 쓰러뜨리건 킹이 죽으면 끝나'
나는 처음 배우는 체스를 통해 많은것을 배울 수 있었다.
기본적인 룰조차 몰라
시작부터 소중한 폰들을 잃었다.
'최전방에서 전선을 형성하는 폰을 그렇게 던질거야?'
폰을 가장 가치없는 기물이라 생각했다.
얘를 가지고 뭘 하겠다고
그냥 방패막이용 아닌가?
'폰이 경기장의 끝까지 가면 니가 원하는 기물로 바꿀 수 있어'
마치 발할라로 향하는 전사들 같았다.
폰은 가장 낮은 가치를 지녔기에
잃었을 때 리스크가 적다.
그렇기에 더욱 과감하게 움직일 수 있다.
잃을 리스크가 없다는건 빠른 행동력으로 귀결된다.
사람이 행동에 망설이는 순간은 리스크를 걱정할 때다.
또한 폰은 가장 낮은 가치를 지녔지만
발할라에 도달한 폰은
언제든 다양한 형태로 킹의 목을 노릴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같은 사람은
교육을 통해 어떠한 형태로든 만들 수 있다.
아무런 가치도 지니지 않았기에
어떤 가치도 지닐 수 있는 잠재성을 가졌다.
'고작 폰 하나 잡겠다고 록을 던져?'
친구는 나의 실수에 대해 항상 피드백을 해줬다.
록은 폰5개의 가치를 지닌다.
혼자서 한 줄을 커버할 수 있다.
나는 단순히 상대의 기물을 제거하면 좋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록은 강력한만큼 함부로 움직이는것이 아니다.
록이 폰을 사냥하는것은 매우 쉽다.
록은 그런 쉬운일을 하라고 있는 기물이 아니다.
록이 움직이는 순간은
쉬운 상대를 사냥할 때가 아닌
어려운 상대를 잡아야할 때 이다.
'나이트는 왜 안움직이냐?'
초보자의 입장에선 나이트를 어떻게 쓰는지가
가장 어려웠다.
정직하게 직선으로 이동하는 다른 기물들과 달리
나이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물이다.
록이나 비숍이 단독으로 퀸을 잡을 순 없다.
그들이 퀸을 위협하려 움직이는 순간
퀸의 먹잇감이 된다.
반면 나이트는 퀸에게 매우 위협적인 존재이다.
퀸의 공격범위 밖에서 일방적인 공격이 가능하다.
'비숍으론 킹을 위협할 수 없어'
비숍 또한 대각으로의 매우 강력한 포텐셜을 지닌다.
다만 대각으로의 이동이 그의 족쇄가 되기도 한다.
체스에는 칸들이 흑백으로 나뉘어져있다.
흑색칸에 위치한 비숍은 흑색칸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그렇기에 흑색칸의 비숍은 킹이 백색칸으로 움직이면
아무런 위협도 가할 수 없다.
'너 지금 퀸이 위험하잖아'
퀸은 체스판위의 모든 칸을 갈 수 있고,
홀로 모든 판을 뒤엎을 수 있는 유일한 기물이다.
그런 가장 강력한 기물을 위험에 노출시켜선 안된다.
곰곰히 생각을 하다보면
사람들 또한 체스말들과 비슷한것 같다.
아무런 가치가 없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폰같은 사람들도 있고
한 방향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록같은 사람도 있고
록처럼 한 방향으로 밀어붙일 수 있지만
자신이 속한 칸을 벗어나지 못하는 비숍같은 사람도 있고
변수를 창출해낼 수 있는 나이트같은 사람도 있고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퀸같은 사람도 있고
이 모든 사람이
자신을 위해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이
킹이다.
킹의 능력은 인재를 보는 눈과
그들을 배치하는 능력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폰으로 킹을 잡으려 하면 쓰나'
폰으로는 킹을 위협할 수 없다.
그 폰이 세상의 끝에 닿아
퀸이 되었을 때
비로소 체크메이트가 가능해진다.
폰을 프로모션 하고,
내 주변엔 어떤 사람들이 록인지
어떤 사람들이 나이트인지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폰으로는 킹을 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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