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장밖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나의 아버지는 평생을 자영업으로 살아가고 있다.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 쉰다는 개념이 없었다.
평일과 주말이란 개념은 기독교를 통해 만들어졌다.
원래 인간의 DNA에 존재하던 개념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어릴적 항상 우리집 달력엔 '이삿날'이라는게 표기되어 있었다.
그 이삿날은 평일과 주말을 구분하지 않았다.
이삿날은 항상 아버지가 바쁜날이였다.
아버지의 잔소리가 귀찮았던 나는
이삿날이 나에겐 최고의 휴일이였다.
집 안에서의 휴일은 이삿날이 적용돼고
집 밖에서의 휴일은 학교에 가지않는 공휴일이 적용되었다.
이삿날과 공휴일이 겹치는날은 나에게 최고의 휴일이였다.
잔소리를 듣지 않고, 학교도 가지 않고
원하는 컴퓨터게임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날이니까
어릴때부터 나의 달력은 남들과는 달랐다.
대학생이 된 후는 더더욱 달랐다.
독립하여 혼자 살며 나의 달력에서 이삿날은 지워졌다.
공강이라는 새로운 휴일도 생겨났다.
더 많은 자유가 내게 주어졌고
나는 자유의 가치를 깨달았다.
애초에 나는 종교가 없기 때문에 기독교에서 만들어낸
평일과 주말을 따를 필요가 없다.
내가 스무살 시절엔
내게 주어진 자유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주말엔 12시간씩 레스토랑 주방에서 일했다.
평일엔 오후가 되면 수업이 끝나고 집에 와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었지만
주말은 눈을 뜨자마자 일하러 가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쓰러져 잠들었다.
그렇기에 나의 스무살은 일하러 가는 주말보다
학교에 가는 평일이 더 기다려졌다.
남들은 학교에 가는 5일을 싫어하고,
학교에 가지 않는 2일을 좋아했는데
나는 학교에 가는 5일을 좋아하고,
학교에 가지 않는 2일을 싫어했다.
그렇기에 나는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 쉬어야해'라는 틀을
쉽게 벗어날 수 있었다.
만약 나의 아버지가 직장인이나 공무원처럼
이 틀 속에서 사는 사람이였다면
나 또한 그렇게 사는것이 당연하다 생각하고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아버지는 나를 틀 속에 가두지 않고,
나의 달력에서 '한 주'라는 틀을 부숴주었다.
나는 요일이란 개념을 딱히 신경쓰지 않고 산다.
월요일이나 금요일이나 일요일이나 별 다를거 없는 똑같은 하루다.
이 틀에서 벗어나니 틀 속에선 볼 수 없었던
수 많은 세상이 보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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